본문 바로가기

ebs 고전시가 전문 및 해설/2021 수능특강

이휘일 저곡전가팔곡 전문/해석 및 해설

 

 

이휘일 저곡전가팔곡(A.K.A 전가팔곡) 전문/해석 및 해설

 

 

 

세상(世上)의 버린 몸이 견무(畎畝)의 늘거가니

세상이 버린 몸이 시골(농촌)에서 늙어가니


밧겻 일 내 모르고 하는 일 무슨 일고

바깥 일 나는 모르고 내가 하는 일 무엇인가


이 중(中)의 우국성심(憂國誠心)은 연풍(年豐)을 원(願)하노라   <제1수>

화자는 풍년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 화자는 풍년이 하늘에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농사 지음으로써 달성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화자가 풍년을 기원하는 방식은 구성원들에게 농사일을 장려하는 것이 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제 : 농촌에 묻혀 살며 풍년을 원하는 삶

 

 

 


농인(農人)이 와 이로되 봄 왔네 바틔 가새 

농인이 와 이르되 봄 왔네 밭에 갑시다

  
압집의 쇼보 잡고 뒷집의 따보 내네

농사를 준비하는 모습


두어라 내 집 부터 하랴 남 하니 더욱 됴타                                 <제2수>

두어라 내 집부터 하랴 남의 집부터 하니 더욱 좋다


주제 : 농인으로부터 농가의 일에 동참할 것을 청유받고, 동참한 농가의 일(봄의 밭갈기)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삶

 

 


여름날 더운 적의 단 따히 부리로다

여름날 더울 적에 달아오른 땅이 불처럼 뜨겁다


밧고랑 메쟈 하니 땀 흘너 따희 듯네

밭고랑 메자하니 땀이 흘러 땅에 떨어지네


어사와 립립신고(粒粒辛苦) 어늬 분이 알으실고                     <제3수>

곡식 알맹이에 맺힌 고생과 괴로움을 누가 알아주느냐

 

주제 : 동참한 농가의 일(여름의 김매기)의 노고를 스스로 치하함

 




가을희 곡셕 보니 됴흠도 됴흘셰고

가을에 곡식 보니 좋기도 하구나


내 힘의 닐운 거시 머거도 마시로다

내 힘으로 일군 것이 먹어도 맛이 좋구나


이 밧긔 천사만종(千駟萬鐘)을 부러 무슴 하리오                    <제4수>

이 밖의 그 어떤 세속의 부귀영화가 전혀 부럽지 않다

 

주제 : 동참한 농가의 일(가을의 수확)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삶
 

 


밤의란 사츨 꼬고 나죄란 뛰를 부여

겨울에는 새끼를 꼬아 다음 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가(草家)집 자바 매고 농기(農器)졈 차려스라

초가집 잡아 매고 농기구를 점검(수리)하라


내년(來年)희 봄 온다 하거든 결의 종사(從事)하리라               <제5수>

내년에 봄 온다 하거든 더 열심히 일 하리라

 

주제 : 동참한 농가의 일(겨울의 초가지붕이기와 농기 수리)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내년부터 농가의 일에 결의 종사할 것을 다짐하는 삶  


 


새배빗 나쟈나셔 백설(百舌)이 소리한다

해가 밝아 오자 새들이 소리를 내며 새벽을 알리고 있습니다


일거라 아해들아 밧 보러 가쟈스라

일어나거라 아해들아 밭 보러 가자


밤 사이 이슬 긔운에 언마나 기런는고 하노라                        <제6수>

밤 사이 이슬 기운에 얼마나 자랐는가

 

주제 : 즐거움(밤새 큰 작물)을 수반한, 밭에 함께 나아가기의 청유를 통해, 농가의 일을 선도하는 삶


 


보리밥 지어 담고 도트랏 갱을 하여

보리밥 지어 담고 명아주국을 끓여


배골는 농부(農夫)들을 진시(趁時)예 머겨스랴

배곯는 농부들을 때에 맞게 먹여라


아해야 한 그릇 올녀라 친(親)히 맛바 보내리라                      <제7수>

아해야 한 그릇 올려라 친히 맛봐 보리라

 

주제 : 때맞춰 점심을 준비하게 하기를 통해, 농가의 일을 선도하는 삶



 

서산(西山)에 해 지고 플긋테 이슬 난다

서산에 해 지고 풀 끝에 이슬 난다


호뮈를 둘너메고 달 듸여 가쟈스라

호미를 둘러메고 달빛을 받아가며 집으로 돌아가자


이 중(中)의 즐거운 뜻을 닐러 무슴 하리오                            <제8수>

이 즐거운 마음을 굳이 일러 무엇하겠느냐

 

주제 : 즐거움(즐거운 뜻)을 수반한, 집에 함께 돌아오기의 청유를 통해, 농가의 일을 선도하는 삶

 

 

 

 

 

이해와 감상 및 해설

"전가팔곡"은 원풍(<제1수>)이라는 원론적인 발화에서 시작해, 춘하추동(<제2~5수>) 4계절을 거쳐 하루(<제6~8수>)에 이르기까지 시야의 범위를 점차 좁히면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농민들의 일상적 삶에 점진적으로 다가간다.

 

이휘일은 저곡에 자리 잡은 이후 동계의 결성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안정적인 유지를 꾀했으며, 그를 위해 상하층민이 각자의 지위에 맞는 영농의 참여라는 역할의 수행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했고 그러한 현실적 지향이 "전가팔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제2~5수>에 나타난 농사일의 동참은 이휘일의 지위를 생각해봤을 때 직접적으로 농사일에 참여했을 가능성은 적고, 관찰자로서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본 글은 논문

"<전가팔곡>의 구조와 주제"

"17세기 재지사족의 향촌질서 재편과 <전가팔곡>"

"조선후기 농가류 시가의 전개 양상과 의미 지향 (조선후기 農歌類 詩歌의 전개 양상과 의미 지향)"

이상 3개의 논문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