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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고전시가 전문 및 해설/2021 수능특강

나모도 바히 돌도 업슨 해석/해설

 

 

나모도 바히 돌도 업슨(나무도 바위 돌도 없는) 해석/해설

 

 

 

나모도 바히 돌도 업슨 뫼헤 매게 쪼친 가토릐 안과

대천 바다 한가온대 일천 석 시른 배에 노도 일코 닷도 일코 뇽총도 근코 돗대도 것고 치도 빠지고
바람 부러 물결치고 안개 뒤섯계 자자진 날에 갈 길은 천리만리 나믄듸 
사면이 거머어득 져뭇 천지 적막 가치 노을 떳는듸
수적 만난 도사공의 안과 

엊그제 님 여흰 내 안히야 엇다가 가을하리오

 

 

 

[현대어 풀이]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산에 매에게 쫓기는 까투리 마음과

큰 바다 한가운데 일천 석 실은 배에 노도 잃고, 닻도 잃고, 돛줄도 끊어지고, 돛대 꺾어지고, 키도 빠지고, 
바람 불어 물결치고 안개 뒤섞여 자욱한 날에 갈 길은 천리만리 남았는데 
사면이 검어 어둑하고 해가 저물어 천지 적막하고 사나운 파도 떴는데 수적 만난 도사공의 마음과

엊그제 님 여읜 내 마음이야 어디에다가 견주리오

 

 

 

 

 

이해와 감상 및 해설

이 작품은 임과 이별한 뒤의 절박한 심정을 비교와 과장을 통해 형상화한 사설시조로, ‘삼한' 또는 ‘삼안'이라고 알려지기도 하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슬픔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 시조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절박한 마음을 까투리나 뱃사공이 처한 극한의 상황에 견주어 표현하였다. 까투리는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곧 전혀 숨을 곳이 없는 산에서 매에게 쫓기고 있다. 뱃사공은 많은 쌀을 싣고 가다가 태풍을 만나 배가 파손되어 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적까지 만나고 만다.

까투리나 뱃사공이 처한 상황은 어찌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임을 잃은 자신의 마음을 어디에다 비교하겠냐고 하소연하였다. 이 말은 극한 상황에 처한 까투리나 뱃사공의 마음보다 임을 잃은 자신의 마음이 더 절박하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임을 잃은 슬픔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슬픔이기 때문이다.

이 시조는 과장된 극한의 상황을 소재로 하여 임을 잃은 슬픔을 표현하므로 주제는 임을 여읜 슬픔이라 할 수 있다. 극한의 상황을 다소 과장하여 나열하되 점층적으로 표현함으로 슬픔 속에서도 해학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기도 한다. 이는 사설시조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표현상의 특징이기도 하다.

 

중장에서 도사공의 상황에 대한 묘사에 너무 힘을 기울인 나머지, 화자는 임을 잃은 자신의 처절한 마음보다, 부수적 인물인 도사공을 화자보다 실감나고 구체적으로 부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작 초점화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은 화자의 마음인데, 실제로 부각된 깃은 오히려 화자의 마음을 빗댄 비유적 대상인 도사공이 되고 만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경우이다. 그러한 표현으로 인해서 주제에 대한 통일성을 떨어뜨리는 대신, 청자 및 독자의 주의력을 끄는 효과를 얻는다. 비통한 주제에 대해서 오히려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어조로 장황하게 사설을 늘어놓는 것은, 화자가 청자 및 독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신호(sign)'라고 볼 수 있다. 과장된 사설은, 화자 자신이 말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청자 및 독자가 웃음으로 화답하길 요청하는 소통행위를 뜻한다는 것이다. 비통함을 과장되게 함으로써 화자는 청자 및 독자에게 비록 자신은 슬프지만 고립보다는 소통을 원하고 있으며, 상대방이 웃음으로 자신을 수용해주고 소통해 줄 것을 의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모도 바히 돌도 업슨(작자 미상)의 핵심 정리

* 갈래 : 사설시조
* 성격 : 수심가, 이별가
* 제재 : 임과의 이별
* 주제 : 임을 여읜 슬픔
* 특징
① 열거법, 비교법, 과장법, 점층법 등 다양한 표현법을 사용하여 화자의 심정을 강조함.
② 수다스럽고 과장된 표현을 통해 해학성을 드러냄.

 

 

 

 

 

 

 

본 글은 논문 "사설시조 희극미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 와 "시공성 해석을 통한 조선 시대 여성 시조 교육 연구"를 참고 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