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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소설 전문 줄거리 해설/2021 수능특강

전상국 동행 전문/줄거리/해설

 

 

전상국

1940년 강원도 홍천 출생. 어린 시절을 홍천에서 보내며 한국전쟁을 겪었다.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동행』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 오랫동안 교편을 잡으며 창작활동을 해온 그는 유년시절에 겪은 전쟁의 상처와 분단현실을 가족사의 맥락에서 성찰하는 한편, 교육현장의 폭력과 권력의 문제를 파고들어 우리 사회의 모순을 탐구하는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윤동주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외등』, 『하늘 아래 그 자리』, 『바람난 마을』, 『아베의 가족』, 『우리들의 날개,』 『우상의 눈물』, 『달평 씨의 두 번째 죽음』,『온 생애의 한순간』 등이 있다.

 

 

동행(전상국)의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여로형 소설
* 성격 : 회고적, 사실적
* 배경
① 시간 - 1960년대 어느 해 정월
② 공간 - 눈 내린 강원도 산골의 밤길
*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감싸 안는 인간애

 

 

동행(전상국)의 전체 줄거리

키 큰 남자와 다부진 체격의 키 작은 남자가 동행이 되어 강원도 산골의 눈 쌓인 밤길을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어제 일어난 춘천 근화동의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키 큰 사내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와야리를 찾아가는 형사이고, 키 작은 사내 억구는 근화동에서 득칠이라는 사내를 살해한 후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 귀향하는 중이다. 두 사람은 눈길을 함께 가면서 유년시절의 기억을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억구는 자신을 업신여기던 득수라는 아이의 장갑 낀 손을 물어뜯은 일로 계모로부터 어둡고 추운 광 속에 갇히는 벌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사건 이후 그는 추위와 어둠의 공포를 강박관념처럼 지니고 살게 된다. 어릴 때부터 늘 따돌림을 당하던 그는 6·25가 일어나자 빨갱이편이 되어 득수를 죽임으로써 지난날의 분풀이를 한다. 그후 국군이 동네에 들어오자 억구의 아버지는 득수의 동생 득칠에게 죽임을 당하고 억구는 필사적으로 도망쳐 목숨을 부지한다. 바둥거리며 서른여섯 해 동안 고달픈 삶을 살아온 그는 아버지를 죽인 득칠을 죽이고, 자신도 아버지의 무덤에서 죽으려고 구듬치고개를 울라가는 중이다.

억구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던 키 큰 사내는 자신이 소년시절에 겪었던 한 사건을 떠올린다. 그는 토끼사냥을 따라갔다가 새끼토끼를 잃은 어미토끼의 살기 차고 공포에 질린 눈빛에서 모성의 본능을 확인한 후. 생물시간에 해부될 운명에 처한 새끼토끼를 풀어주려고 굳게 마음을 먹지만 도덕적 규범에 얽매여 끝내 생물선생님 집의 얕은 담을 넘지 못했던 일을 회상한다.

가파른 고개를 넘어 부친의 무덤이 있는 산에 이르자, 억구는 키 큰 사내에게 자신이 득칠을 죽였다고 실토한다. 우연히 그가 범인임을 알게 된 형사는 처음에는 그를 놓칠까 경계했으나 억구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의 비극적 인생을 이해하게 되어 체포하지 않는다. 키 큰 사내는 주머니 속의 담배갑을 건네며 하루에 한 개피씩만 피우라고 말하며 웃어보이고는 억구에게서 몸을 돌려 눈 내리는 산속 길을 걸어간다. 억구는 그 사내의 정체도 모른 채 "하루에 꼭 한 개씩 피우라구요?"라고 울음 같은 외침을 외치고는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린다.

 

 

동행(전상국)의 이해와 감상

‘동행’은 전쟁이 남긴 상흔으로 인해 살인을 하고 쫓기는 억구를 통하여 삶의 상처와 이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을 그린 작품이다. 형사와 범인, 큰 키의 사내와 키 작은 사내라는 대립적인 인물의 형상화를 통해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대비시키며, 분단이 남긴 아픔과 그것을 치유하는 인간애를 모색하고 있다. 작가는 큰 키의 사내가 억구를 체포하지 않고 삶을 이어 나갈 것을 당부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인간애를 통한 아픔의 치유라는 작품의 주제 의식을 압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로형 소설의 구조와 ‘동행’

여로형 소설은 인물이 걷는 여정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소설을 의미한다. ‘동행’은 고갯길을 오르는 두 인물의 모습을 그려 내고 있다는 점에서 여로형 소설에 속하는데, 그 여정이 작품의 갈등 양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즉, 둘의 갈등이 고개를 오르는 과정에서 점차 고조되다가 고개를 내려오면서 서서히 풀리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구도는 효과적인 내용 전개에 기여하며 형식적인 안정성을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대조적인 인물 형상화

 

 

평가

이 작품은 6 · 25 당시에 한 마을에서 야기된 살벌한 살육의 소용돌이와 개인의 원한 및 죄의식을 추구한 것으로서, 개인의 내면에 숨은 욕망이 역사적 흐름과 엇물리면서 비극적 모습을 일으키는 한 단면을 극적으로 압축한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성취욕망이 운명적 엇갈림에 의하여 죄책감으로 살아 남는 삶의 내재적 고통을 적절히 묘사한 수작()이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깨어진 존재인의 고향복귀가 인물의식 근저에 살아있음도 보여준다.

 

 

 

해설*

1) 장소성과 관련하여

"동행"은 여로형(旅路型) 구성으로 작품의 큰 틀은 살인범과 형사가 동행하여 밤길을 걸어가는 것으로 짜여있다.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을 숨기고 길을 가다 점차 속내를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춘천에서 와야리까지 가는 길에는 구듬치 고개가 있다. 그들이 가야 되는 와야리라는 목적지가 있어 소설은 처음의 만남부터 도착지까지 가는 여로의 형식으로 소설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장소를 통해 인물들은 장소감 (場所感)을 느낄 수 있다. 장소감은 인간이 특정 환경에 묶이도록 만드는 감정적이며 경험적인 흔적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장소로부터 느끼는 감정을 살펴봄으로써 장소가 무엇인지, 장소가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울러 장소가 우리를 규정하는 방식까지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다. 이러한 장소감은 근본적으로 지리적인 지역과 맺고 있는 연결 관계를 규정하고, 왜 그곳이 우리가 누구인가를 자각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보는 데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은 자신의 정체성 및 문화가 장소의 정체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원지역의 겨울은 유독 매섭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에도 불구 하고 주인공 최억구는 자신을 이탈시켰던 장소로 다시 돌아가 생을 마감하려 한다. 이때 작가는 이 장소 속에 이항대립적 인물들을 배치시켜 소설적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인물과 장소의 배치를 통해 인물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다. 즉 인물의 정체성과 지역의 정체성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으며 인물과 장소는 단순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융합된다. 

 

2) 인식론적 의미와 관련하여

"동행"이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전쟁에 의해 산산이 갈라진 마을의 비극적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무너져 버린 마을 공동체의 회복과 그 힘을 보여준 작품인 것이다.

"동행"은 단순히 이데올로기에 의한 비극적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전통적 지역인식 회복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해설은 논문 "한국전쟁의 표상과 지역문학의 재인식 - 전상국의 『동행』을 중심으로"를 참고 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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