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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소설 전문 줄거리 해설/2021 수능특강

염상섭 임종 전문/줄거리/해설

 

 

 

임종(염상섭)의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성격 : 사실적
* 배경 : ① 시간 - 1950년대 ② 공간 - 서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인간의 이기적인 본능

 

 

작품 해설

1949년 8월 『문예』 창간호에 발표된 작품.

이 작품은 한 사람이 육십 평생을 마감하는 순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있다. 죽음이란 한 사람의 생애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전환의 순간이다. 존재의 상태에서 비존재의 상태로 넘어가는 경계 지점에 죽음의 순간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염상섭은 죽음의 순간을 극적으로 처리하는 대신 한 개인의 죽음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고자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사경을 헤매고 있다. 그는 치유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병원으로부터 퇴원하라는 권유를 받지만, 한약을 지어오지 않으면 퇴원하지 않겠다고 버틴다. 주인공의 이러한 행위는 병원에서 퇴원하지 않음으로써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려는 시도라고 볼 수도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자신과 인연을 맺고 있는 여러 인물들에 대한 불신에서 연유한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죽음을 기정 사실화하는 동생 명호와 자신의 부인을 불신하면서 회생의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그가 자신의 장례비와 장례절차를 유언으로 남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재단의 이사직을 맡아달라는 청년의 권유에 새로운 희망을 갖기도 하는 것은 죽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개인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이처럼 「임종」은 죽음을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의 단절이라는 측면에서 형상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죽음을 통해 어떻게 자기완성에 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환자건 가족이건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죽기 직전 환자의 심리 변화와 병자를 둘러싼 가족들의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작품에서 병인은 자신에게 닥쳐올 죽음을 알면서도 살려는 본능과 속물적 욕망을 버리지 못하며, 가족들은 죽는 자의 심정을 알면서도 장례와 죽음 이후를 둘러싼 현실적 계산에 바쁘다. 이렇듯 작가는 병인과 가족들의 시점을 자유로이 오가며 각자의 복잡다단한 속마음을 비추고, 인물들의 대립과 내적 갈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죽음과 삶에 대한 윤리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줄거리

환갑을 바라보는 한 가장이 뇌내출혈로 쓰러지면서 병원 치료를 받는다. 급한 고비는 넘겼으나 약의 힘으로 간신히 연명해 가는 형편이다. 병원에 입원한 지가 한 달이 지난 판에 새삼스럽게 한의사를 불러오란다 거나, 그 아니라면 약이라도 지어오지 않는다고 화를 낸다. 병원에 있으면서 한의사를 데려오라는 건 여간 억지가 아니었다. 병자의 동생 명호는 그 심부름을 다녀와선 변명을 하느라 또 진땀 깨나 흘린다.

처음엔 한의를 불렀었다. 그런데 이 병은 한의에는 맞지 않는다고 물러났었다. 그래도 뇌일혈로 인사불성에 빠질 뻔한 것을 한약으로 머리의 피를 내려앉게 하여 위급함은 모면했더랬다. 그런 다음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혈압이 2백 얼마였다. 그걸 두 번씩이나 피를 빼내고, 미국제 약을 비밀 가격으로 사들여 간신히 명을 부지해왔다.

병자는 강심제나 모르핀 진통제로 괴로움을 임시 잊는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다. 처음엔 네 시간만큼씩 주사하던 것이 세 시간, 두 시간으로 줄어들더니, 나중에는 가슴이 타고 뻐개질 듯이 아파 오니 오밤중에라도 의사를 불러 주사를 놓게 했다. 지금의 그 처지를 당사자도 잘 알고 있는 터여서 어쨌거나 퇴원을 해서 한약으로 병을 다스려보고 싶은 마음인가 보았다.

병자의 아내나 가솔들은 돈걱정이 여간 드는 게 아니다. '가장을 잃으면 어린것들과 노두를 방황하겠거니 해서 애를 부덩부덩 쓰고 지성껏 병구완을 하던 것도 아직 든든한 생활력이 남아 있을' 동안이었지, 이제는 어서 퇴원을 시켜 집에서 임종을 맞도록 하자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그럼에도 병자는 성의를 탓하고 역정을 내는 것이다.

사실 어제 퇴원을 서두르려 했었다. 그런데 C라는 젊은 위문객이 나타나 엉뚱한 말을 해댔다. ××재단을 설립하려 하는데 선생(병자)을 주요 직책에 추대하려는 공론이 있다는 거였다. 병자는 그 말을 듣자 곧 쾌유나 할 듯이 밝은 낯을 지었더랬다.

청년이 차츰 병색을 눈치채고는 서둘러 꽁무니를 뺀 뒤로도 병자는 아내에게 누구를 시켜서 전말을 자세히 알아오라고 분부를 내리기도 했다.

그날은 병자가 고통이 심한지, 저녁 무렵에 들른 K의사에게 얼른 주사를 놓아달라고 요청한다. 의사는 병자의 뜻대로 해준 뒤 병자의 동생을 불러내 빨리 퇴원시키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다. 병자가 약을 빨아들일 힘조차 없으니 생명이 오늘내일이라는 뜻이다.

병자는 동생이 불려나가는 걸 눈여겨보고는 의심을 한다. 우선은 듣기 좋은 대답을 해주었더니 부쩍 희망을 품는 내색이지만...

그러나 또 그쯤이라면 의사가 왜 직접 말하지 못할까 싶어 절망의 빛을 띤다.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눈꺼풀이 스르르 잠기며 잠에 빠져들었다. 명호는 퇴원 전에 환자를 안심시키려 한약을 지으려 뛰쳐나갔다. 형수 쪽으로 보면 퇴원 길의 자동차 삯이 걱정스런 판에 약값으로 돈이 드는 게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다.

병자의 아내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다가 위독한 것을 알고는 둘러서서 기도를 바친다. 병자는 원래 불교를 좋아했으나 천주교를 믿는 간호사의 권고로 어느새 종부성사를 받았던가 보았다. 탁자 위에는 성수병까지 받아놓고 있었다. 명호의 눈에는 병자가 승낙한 일이니 이의가 있을 리 없지만, 안손님들의 기도를 보고는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자동차를 불러 병자를 태울 때, 간호사에게 부탁하여 주사 한 대를 놓게 했다. 죽은 송장을 집에 끌어들였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는 배려에서였지만 병자는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죽고 만다. 가족들은 유언과 종교에 상관 없이 비용이 적게 드는 장례를 치른다.

 

 

염상섭 문학의 ‘일상성’과 ‘임종’

염상섭 소설의 문학사적 평가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근대 소설로서의 ‘일상성’의 성취이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경험은 자연의 흐름과 분리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설의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 바로 ‘일상성’이다. 여기서의 ‘일상성’이란 근대인의 일상적인 삶에 대해 천착함으로써 경험의 의미화를 이끌어 내는 소설적 특징을 일컫는다. ‘임종’은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형이상학적 주제를 병자와 가족들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풀어냄으로써 ‘일상성’을 확보하고 있다.

 

 

‘임종’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

 

 

 

 

 

염상섭

서울출생. 보성소학교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학(慶應大學) 문학부에서 수학하였다. 1919년 10월에 「암야」의 초고를 작성하고 『삼광』에 작품을 기고하는 등 20대 초반부터 작품 활동을 꾸준히 펼쳤다. 1920년 2월 『동앙일보』 창간과 함께 진학문(秦學文)의 추천으로 정경부 기자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는1920년 7월 김억(金億), 김찬영(金瓚永), 민태원(閔泰瑗), 남궁벽(南宮璧), 오상순(吳相淳), 황석우(黃錫禹) 등과 함께 동인지 『폐허』를 창간하고 폐허 창간 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조선일보학예부장, 만선일보와 경향신문의 편집국장을 지냈다. 1921년 『개벽』에 발표한 처녀작「표본실의 청개구리」한국 최초의 자연주의적인 소설로 평가되며, 암야」「제야」「전야」「만세전」등을 통해 근대 중편소설의 초석을 닦았으며, 이후 소시민들의 생활상을 치밀하게 보여줌으로써 식민지의 암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독특한 시각은 장편소설 『삼대』에 이르러 집대성 되었다.

1920년대 염상섭은 대체로 당시 문단에서 양대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서 중립적인 노선을 견지하고자 노력하였는데, 단편 "윤전기"를 통해 그의 가치중립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 있는 1931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삼대"는 식민지 현실을 배경으로 삼으면서 가족간에 벌어지는 세대갈등을 그려낸 그의 대표작이다. 서울의 한 중산층 집안에서 벌어지는 재산 싸움을 중심으로 1930년대의 여러 이념의 상호관계와 함께 유교사회에서 자본주의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현실을 생동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두 파산」「일대의 유업」등의 단편소설과『무화과』『백구』『취우』등의 장편소설이 있다. 1963년 작고하였으며, 대한민국 예술원상 문화훈장 은관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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