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bs 소설 전문 줄거리 해설/2021 수능특강

유진오 김강사와 T교수 전문/줄거리/해설

 

유진오

유진오는 190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성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24년 경성제대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1929년 경성제대 법문학부를 졸업하고, 1932년 보성전문학교 강사가 되었다. 1927년 「복수」 「스리」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김 강사와 T 교수」 『화상보』를 통해 지식인의 고뇌를 보여줌으로써 식민지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1930년대 후반 평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1948년에 기초하였고, 그 다음 해에 「헌법해의」를 발행하였다. 1951년에 한일회담 대표가 되었고, 1952년부터 1965년까지 고려대학교 총장을 역임하였다. 1960년대 후반에는 신민당 총재, 또한 국회의원으로서 야당 정치가 활동을 하였다. 1987년에 별세하였다.

 

 

김 강사와 T교수(유진오)의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성격 : 사실주의적
* 배경
① 시간 - 일제 강점기
② 공간 - S 전문 학교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타락한 세상을 사는 양심적 지식인의 비애

 

 

 

김 강사와 T교수(유진오)의 전체 줄거리

1) 줄거리

동경 제국대학 독일 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인 김만필은 아직도 '책상물림' 티가 나는 지식청년이었다. S전문대학교 교문을 들어서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김만필이 그 동안 일년 반 동안의 룸펜 생활을 끝내고 강사로 취임식에 나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교장을 찾아갔다. 교장실은 넓고 화려하였다. 두툼한 회전의자에 버티고 앉아 있는 교장은 사택에서 만날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어! 잘 오셨소. 자 이리와 앉으시오." 하며 의자를 가리킨다. 잠시 후 김만필은 교장으로부터 사령서를 받아 들고 허리를 굽힌다.

"이젠 자네도" 말투부터가 다르다. 조선 사람을 교원으로 쓰는 것은 처음이라며 노력할 것을 당부하면서 교무일을 보는 T를 소개한다. 교련 선생 A소좌와 함께 신임 교원 취임식을 가졌다. 많은 생각이 김만필의 머리를 번개같이 지났다. 식이 끝나자 T교수는 걱정하는 말을 건네고, 김만필 강사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른다.

김만필은 생전 처음 서는 교단이라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그날 밤이 늦도록 공부하였다. 아침의 교원실은 요란하다. T교수는 신문실로 들어와 김 강사 옆에 앉으며 학생들을 경계하라 한다. 김 강사는 일부러 자기를 찾아 이런 귀뜸을 해주는 T교수의 친절이 몹시 고마웠다.

학생들은 예상보다 얌전하였다. 도리어 새로 온 젊은 선생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오는 동정의 빛을 보였다. 첫 교단의 감상을 묻는 T교수에게 김 강사는 학생들이 얌전하다고 하자, T교수는 얌전한 것은 표면뿐이라며 특히 스스끼라는 학생을 주의하라 한다. 이때 T교수의 눈은 미움에 타고 있었다. 신참자인 김 강사에게 들려주는 조언으로서는 좀 정도가 지나치리라고 생각될 만큼. 김 강사는 학생을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면서 T교수에게 몹시 탈을 잡히던 스스끼라는 학생에게 도리어 흥미가 있었다.

며칠 후 토일 밤 김 강사는 자신이 S전문학교에 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 준 H과장에게 치하의 인사를 하러 찾아갔다. H과장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에서 무슨 보퉁이를 낀 T교수를 만났다. "얏데루나(할 짓은 다 하는구먼)." T교수는 김 강사의 어깨를 툭 치며 비밀을 서로 통한 사람들끼리 만이 서로 주고받은 그러한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자신은 H과장과 같은 고향이라며, 손에 든 물건을 들고 부엌으로 사라졌다 나온다. 김만필은 그런 T교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몹시 우울하다.

그날 밤 H과장 집에서 나온 T교수는 잠깐 차라도 같이 마시러 가자고 졸랐다. 찻집에서 T교수는 자신이 교장에게 김만필을 추천한 것이라는 공치사를 한다. 김만필은 야비한 느낌을 받았으나, 그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전에 쓴 <독일 신흥 작가 군상>이란 논문에 정말 경복하였다고 하다. 김만필은 상처나 다친 듯이 속이 뜨끔하였다. T교수가 무슨 까닭으로 김만필에게 친절을 보이려는 것일까 모를 일이다. 더구나 T교수는 김만필의 집도 알고 있다. T교수는 학교에 여러 가지 세력이 있어 시끄럽다 하면서 주의하라 한다. 김만필은 그와 교재를 계속하면 할수록 자기는 손해만 볼 것같이 생각되어 일각이라도 빨리 T교수의 옆을 떠나고 싶었다. 김만필은 일주일에 S전문학교에 이틀 출근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다. 어느 일요일 스스끼라는 학생이 찾아왔다. 상냥하고 조리가 있어 두뇌가 명석함을 보였다. 이야기는 문학자 박해로부터 파시즘과 히틀러 공격에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T교수가 미워할 만한 내용이었다.

스스끼는 김만필이 '문화비판회'에서 활동한 내용을 알고 있었다. "아니요, 그건 무슨 잘못이겠죠. 나는 회는 잘 모르는데." 김만필이 S전문학교에 취직하여 가장 두려워하는 내용이다. 김만필은 모처럼 얻은 그의 지위와 자기의 양심과를 저울에 달아가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T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김만필은 T교수가 학생들에게 퍼뜨린 데에는 필연코 무슨 계교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스스끼에 대한 경계심도 부쩍 생겼다. 그래서 학생들의 독일 문화 연구 모임에 참석도 거부했다.

그후 김만필은 일종의 강박관념에 쪼들리는 정신병자같이 항상 무엇엔가 마음의 위험을 느끼고 있다. 차차 학교의 권력 싸움의 내막도 알게 되었다. 김 강사는 교장도 T교수도 H과장도 영영 찾아가지 않았다. 하루는 T교수가 세상은 다 그런 것이라며 우리 교장도 그런 것을 대단 생각하는 사람이니, 연말도 되고 하니 한번 과자 상자나 한 상자 사 가지고 찾아가 보라 한다. 김 강사는 서양과자 한 상자를 샀다. "창피하다. " 마음속에서는 심한 갈등이 생겼다. 결국 어떤 아주머니에게 주고 말았다.

새해가 되고 다시 학교가 시작되었다. 김 강사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피곤을 느꼈다. 감당해 나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모순을 그는 알고 있었다. 어느 편으로든가 그는 그 모순이 터져 나갈 길을 구하지 않으면 안되었으나 그것을 구할 방도와 용기가 없었다.

T교수는 H과장이 좀 만나자는 말을 전하며, 왜 교장에게도 찾아가지 않았냐고 충심으로 김 강사를 동정하는 눈치를 보인다. 김만필은 H과장을 찾았다. 노기가 등등하다. 자기를 속였다는 것이다. "네는 나한테 와서 취직 청을 할 때 무어라고 그랬어. 사상방면에는 절대로 관계없다고 그랬지. 그래 그렇게 남을 감쪽같이 속이는 데가 어디있나." 그때 이웃 방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언제나 일반으로 봄 물결이 늠실늠실하듯, 온 얼굴에 벙글벙글 미소를 띤 T교수가 응접실로 들어왔다.

 

 

2) 간추린 줄거리

문학사(文學士)인 김만필은 동경 제국 대학 독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H 과장의 소개로 S 전문 학교의 독일어 시간 강사로 취직한다.
며칠 후에 김 강사는 H 과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갔다가 그의 집 대문 앞에서 T 교수와 마주친다. H 과장 집을 나온 T 교수는 작년에 김 강사가 쓴 ‘독일 신흥 작가 군상’이라는 글을 신문에서 읽었는데 좋은 글이라고 칭찬한다. 그러나 그 글은 좌익 작가들을 다룬 것으로 학교에서 알면 좋을리가 없는 글이기에 김 강사는 T 교수에게 두려움과 추악함을 느낀다.
어느 날, 독일 문학 연구 그룹의 지도를 부탁하러 스스끼라는 학생이 김 강사에게 오는데 그는 김 강사의 숨겨진 과거를 너무나 잘 안다고 말한다. 김 강사가 어디서 들었느냐고 하니까 학생은 T 교수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이에 김 강사는 혹시이 학생이 T 교수의 스파이는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T 교수는 새해도 되었으니 H 과장을 한 번 찾아가라고 한다. 김 강사는 H 과장을 찾아갔지만 H 과장은 김 강사의 과거를 들춰내며 남의 얼굴에 똥칠을 해도 되는 거냐고 욕을 한다. 김 강사는 자신은 결백하다고 항변한다. 이때 T 교수가 윗방에서 나오면서 김 강사를 보고 비열한 웃음을 짓는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책상 물림’이며 창백한 자식인의 유형인 ‘김만필’이란 한 식민지의 지식인이 겪는 정신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식인 소설의 전형이다. 이 소설에서는 현실 개혁의 의지 없이 자아와 과거의 신분을 속이며 현실에 순응하려다 결국 실패하고 마는 1930년대 지식인의 참담한 모습을 냉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이 소설에서는 속물인 T 교수와 양심적인 김 강사의 행동을 대조시킴으로써 타락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고뇌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나약한 자세와 그가 다듬어 가는 길은 당시 1930년대 지식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세와 파멸하는 과정, 식민지 교육의 앞잡이인 일본인들의 위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일제강점기의 상황과 일본인에 대한 인간 관계를 심리적인 갈등을 바탕으로 하여 사실적으로 그렸으며,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저항의 일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해설*

1) 원작과 개작의 차이 (제가 올린 전문은 개작입니다)

유진오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는 「김강사와 T교수」의 마지막 부분은 발표된 지 4년만에 달라졌다. 원작에서는 강사 취직과 유지를 위해 그 과거를 무조건 감추려 하는 김강사의 안쓰러운 노력이 부각되어 있다. 그러니까 과거 행적, 머릿속 사상에 대한 김강사의 현재 생각이 아니라 그것들을 감추는 데 성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구성의 초점인 셈이다. 감추려 했지만 실패하였고 김강사는 막다른 위기에 내몰렸다. 다른 길은 없다. “어디 까지 한 번 버티어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살피면 원작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청년이 당대 조선사회의 지배이데올로기와 그것의 운용세력에 맞서 벌이는 한 판 게임을 다룬 작품이라 읽을 수 있다. 실패하면 쫓겨나고, 성공하면 강사직에 그대로 머물수 있다. 온갖 굴욕을 견디며 여기까지 나아온 터, 뒤로 물러설 수는 없다. 온 힘을 다해 버텨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작은 크게 달라졌다. 자신의 과거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김강사는 크게 겁내지 않고, 자신이 ××주의자였던 적이 없다라고 당당하게 밝혀 맞선다. 이것이 원작에서의 버티기와 다른 것은 진실에 근거한 행위라는 사실이다. “그는 제법 정말 무슨 주의자였던 일은 없는” 것이다. 개작을 자세히 읽으면, 학교측과 그를 학교에 소개한 H과장이 불온시하는 김강사의 과거에 대한 김강사의 자부심과 그 속에 깃든 사회주의 지향성을 뚜렷이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원작과는 크게 다른 점이다.

 

2) 어떤 소설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이념인의 이념 문제를 중심에 놓지 않은 이 작품을 이념 소설이라 할 수는 없다. 이념인의 전향을 다룬 것이 아니므로 전향소설이라 부르는 것도 사실에 맞지 않다. 학습기를 벗어난 청년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겪게 되는 이념적 지향성의 약화, 현실의 실상에 대한 이해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렇다면 성장소설이라 하는 게 걸맞다. 

 

 

 

 

 

 

*해설은 논문 "유진오론"을 참고 했음을 밝힙니다. (작성일 기준 해당 내용에 관한 가장 높은 피인용 횟수를 기록한 논문을 참고 했습니다.)

 

 

 

 

 

 

**한글(hwp)과 pdf 파일 같은 내용이니 편하신 걸로 보시면 됩니다**

김강사와 T교수 전문.hwp
0.05MB
김강사와 T교수 전문.pdf
0.20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