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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소설 전문 줄거리 해설/2021 수능특강

김정한 모래톱 이야기 전문/줄거리/해설

 

 

 

김정한

1908년 경남 동래군 북면 남산리에서 김기수씨의 장남으로 출생. 1928년 동래고보 졸업. 1936년 악덕지주와 친일승려들의 수탈에 허덕이는 소작인들의 삶을 그린 「사하촌」으로 등단. 이 소설을 읽고 당시의 친일 승려들이 김씨에게 뭇매를 가해 신춘문예 상금을 치료비로 쓴 일은 문단에서 널리 알려진 일화다.

이후 항일의식을 담은 「항진기」 「기로」 「낙일홍」 등의 작품을 잇따라 발표. 1940년 일제의 조선어말살정책이 극에 달하자 절필. 이 해에 `조선교원연맹조직사건` `양산농민봉기사건` 등에 관련되어 두 차례 옥고.

1961년 5ㆍ16쿠데타를 비판하다 부산대 조교수직에서 5년간 쫒겨났다. 1966년 「모래톱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시 펜을 들게 됨. 이후 「인간단지」 등을 통해 박정희 정권의 무리한 근대화정책 강행에 희생당하는 서민들의 삶을 고발하는가 하면 일본군위안부문제를 폭로한 「오키나와에서 온 편지」를 쓰기도 하였다.

1978년 발간한 수상록 「낙동강의 파숫군」의 제목 그대로 평생 고향 부산을 떠나지 않았던 그는 작품마다 자신의 고향인 낙동강을 배경으로 삼아 향토애를 형상화 하였다.1987~1989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초대회장 역임. 1996년 11월 28일 사망.

 

 

모래톱 이야기(김정한)의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농촌 소설, 참여 소설
* 성격 : 사실적, 저항적, 현실 고발적
* 배경
① 시간 - 일제 강점기부터 1960년대
② 공간 - 낙동강 하류 조마이섬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 소외된 인간들의 비참한 삶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저항

 

 

 

줄거리

이 작품은 20여년 전 내가 담임을 맡고 있던 제자 '건우'의 가정방문을 계기로 낙동강 하류의 어떤 외진 모래톱에 얽힌 사연을 술회하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건우의 지각으로 그가 나룻배 통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글을 통하여 그가 살고 있는 '조마이섬'의 내력을 알게 된 나는 어느날 가정방문을 하러 그곳에 간다. 건우네 집에 가정 방문을 간 ‘나’는, 아버지는 6·25 전쟁에서 전사하고 삼촌은 삼치잡이를 나갔다가 죽어서, 어부인 할아버지 갈밭새 영감의 벌이로 생계를 유지하며 사는 건우네 사정을 알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전쟁 때 육군 특무대 감옥에서 만났던 윤춘삼 씨를 만나 갈밭새 영감을 소개받고, 그들에게 조마이섬의 내력과 섬 주민들의 애환을 듣는다. 그들은 대대로 자신들의 땅에서 살아 온 섬사람들은 자신들이 지켜온 땅을 식민지시대에는 일본인에게 빼앗겼다가 다시 광복 후에는 힘 있는 국회의원에게 빼았겼고, 이어 또다시 돈많은 유력자에게 그 땅이 넘어가버림으로써 조상 대대로 가꾸어 온 섬의 땅을 자기들의 것으로 하지 못한다는 기구한 사연이었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땅을 지키려는 섬사람들의 끈질긴 노력과 인내심에 공감하게 된다. 또한 가정방문을 통하여 건우의 집안사정과 섬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해 여름 나는 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뒤에 건우로부터 섬마을 방문 초청을 받는다. 내심 날짜를 정한 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큰 장마가 지자 나는 섬사람들이 걱정되어 낙동강 하구에 나갔다가 그곳에서 건우네 일을 전해 듣는다. 물이 불어나자 억지로 물길을 막았놓았던 섬의 방축때문에 섬 안에 물이 차게 되자 사람들이 그 둑을 부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섬의 토지에만 욕심을 부리고 있던 유력자의 하수인들이 섬사람들을 방해하자 건우 할아버지는 급기야 하수인 중 한 사람을 물 속으로 밀쳐버려 죽게 하였고, 결국 경찰에 끌려갔다는 것이다. 그뒤 건우는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모래톱 이야기(김정한)의 인물 소개

* ‘나’ : 건우의 담임이자 소설가. 이 글의 관찰자(서술자)이자 고발자 역할을 수행한다.
* 갈밭새 영감 : 건우의 할아버지. 거친 바다와 싸우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어민으로, 유력자들의 횡포에 맞서 조마이섬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 인물이다.
* 건우 : K`중학교 학생으로 순박하다. 조마이섬에서 나룻배로 통학을 한다.
* 윤춘삼 : 부당한 옥살이를 한 적이 있으며, 갈밭새 영감과 같이 의로운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더 알아보기

1) 소설의 서술상 특징

이 소설은 건우라는 제자를 통해 알게 된 조마이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가 전달하고 있다. ‘나’는 관찰자, 서술자인 동시에 조마이섬 사람들이 겪는 부조리에 대한 고발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나’가 교사였던 시절 알게 된 이야기를 20년이 지난 지금 회상하는 형식을 띠고 있어 액자 소설의 성격이 드러난다.

 

2) 조마이섬의 소유권 변천 과정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일종의 액자소설이다. 소설의 첫머리에 작중화자로 등장하는 ‘나’라는 일인칭 서술자가 작품의 창작 동기를 말해주는 부분이 바로 액자의 외곽에 해당된다. 작가는 ‘나’의 서술자적 입장을 철저히 객관적인 보고자의 위치에 고정시킴으로써 소설적 상황의 인식에 리얼리티를 더하여주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강인한 삶의 욕구와 행동성이 주축을 이루는 이 소설은, 불의와 부조리에 대응하는 섬사람들의 태도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감지하게 한다. 현상에 안주하거나 세속적인 안락의 추구를 거부하는 작가의 삶의 자세와 관련된 고통스러운 농촌 현실의 실상에 대한 증언은, 농촌 문제를 민족 현실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형상화하여 민족문학의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또한, 이 섬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농민들의 갈등은 홍수를 계기로 하여 폭발된다. 섬 주민들은 홍수가 나자 둑을 파괴하려 한다. 이것을 제지하는 유력자의 앞잡이가 나타나자, 주인공이 이 깡패를 물 속에 던져 버린다. 섬사람을 홍수에서 구하기 위해서는 둑을 파괴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없는 농민은 오히려 살인자라는 이름으로 붙들려간다. 이 작품은 현실의 모순에 저항하는 중심인물이 투옥됨으로써 농민들의 요구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농촌 현실의 모순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해설

1)장소성과 관련하여*

"모래톱 이야기"는 삶의 텃밭을 지키려는 순박한 인간들의 전() 생명적인 몸부림을 기록한 것이다. 작품의 주무대인 조마이섬은 "낙동강 하류의 어떤 외진 모래톱"이다. - 건우가 하단나루와 명지나루를 오가며 나룻배로 통학한 것으로 미루어 조마이 섬은 현재의 을숙도로 여겨진다. 지금은 나루터의 흔적조차 사라졌다. - 그곳의 기막힌 사연을 "마치 지나가는 남의 땅 이야기"처럼 내버려 둘 수 없었다고 할 때, 작가는 인간에 미치는 지역 공간의 영향, 주체의 장소와 타자의 장소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예리하게 인식한 것이다. 장소와 인간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인식을 공간 의식 혹은 지리적 상상력이라 할 수 있다면, 「모래톱 이야기」는 이 같은 지리적 상상력의 산물이라 할 것이다.

 

'조마이섬'은 "생김새가 길쭉한 주머니"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지형상의 특징만으로 장소의 실재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장소의 실재성은 그 장소가 먼 과거부터 누군가 살아온 터라는 데 있다. 삶과 경험의 직접적인 기초가 되는 장소라는 점에서, 조마이섬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역사가 스며든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풍경으로서의 장소는 집단적 기억의 장소이다. 이런 장소를 흔히 고향이라 한다. 지연과 혈연이 동심원을 이루는 고향 관념은 물리적 환경보다 다른 사람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향은 강렬한 기억이나 정서와 연결되는 것이다.

"모래톱 이야기"에서 작가 김정한의 지리적 상상력은 소재의 차원이 아니라 작중인물의 실천과 경험의 차원에 작동한다. 지역의 역사와 장소, 곧 지역의 생태적 특수성은 지역민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외부인은 조마이섬 주민이 지닌 집단적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기억과 정서는 장소와 장소를 경험하는 주체의 상호 작용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모래톱 이야기」에서 섬 주민에 대한 깊은 연민에도 불구하고, 건우의 담임선생이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1인칭 관찰자 서술과 서술자의 역할**

"모래톱 이야기"는 1인칭의 관찰자 서술로서, 작품의 서두에서 제시된 서술자의 편집자적 해설은 이야기의 사실성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준다. 그리고 이 1인칭의 서술자는 극화된 작중인물이지만 실제작가 김정한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 이십 년이 넘도록 침묵하던 작가이자 교사란 직업을 가진 서술자가 침묵을 깨고 작품을 다시 쓰게 된 동기는 모래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막힌 이야기,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침묵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김정한 역시 이십 년 간의 절필을 접고 바로 「모래톱 이야기」로 문단에 복귀하였다.

교사인 서술자는 1인칭의 관찰자로 등장함으로써 3인칭의 전지적 작가 서술에 비해 작중인물에 대한 영향력이 훨씬 축소되고 약화된다. 그런데 서술자의 역할 축소를 통해 발생하는 거리는 섬 주민인 갈밭새 영감, 윤춘삼 씨 등이 성숙된 의식의 소유자임을 드러나게 하며, 행동하는 인물이고, 능동적인 주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즉, 그들의 주체적 글과 목소리-건우의 글과 갈밭새 영감이나 윤춘삼 씨의 대화-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항변하고 저항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포작가의 태도는 서술자가 아니라 오히려 갈밭새 영감이나 윤춘삼 노인, 그리고 건우 등을 통해서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즉, 그들이 나타내고 있는 분노, 증오 등의 감정에는 내포작가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있다. 갈밭새 영감이 “남은 보릿고개를 못 냉기서 솔가 지에 모가지들을 매다는 판인데, 낙동강 물이 파아랗니 푸르니 어쩌니” 하는 문학을 “썩어 빠진 글”로 매도하는 데서 내포작가의 목소리는 강하게 울려나온다.

 

 

 

 

 

*해설 중 장소성과 관련하여는 황국명 교수님이 작성하신 "한국의 고전을 읽다"를 참고 했음을 밝힙니다.

 

**해설 중 1인칭 관찰자 서술과 서술자의 역할은 논문 "김정한 소설의 크로노토프-'섬'을 공간으로 한 소설을 중심으로"를 참고 했음을 밝힙니다.

 

 

 

 

 

**한글(hwp)과 pdf 파일 같은 내용이니 편하신 걸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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