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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소설 전문 줄거리 해설/2021 수능특강

최서해 탈출기 전문/줄거리/해설

 

 

 

최서해

소설가. 함북 성진 출생. 호는 서해(曙海).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독학을 하였다. 한때는 북젠다오[北間島] 지방에서 방랑한 적도 있으나 귀국하자, 방인근(方仁根)이 경영하던 조선문단사(朝鮮文壇社)에 들어가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24년 《조선문단》에 《고국(故國)》을, 이듬해에는 《탈출기(脫出記)》를 발표하여 쉽사리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뒤이어 《기아(飢餓)》ㆍ《살륙(殺戮)》ㆍ《홍염(紅焰)》ㆍ《큰물 진 뒤》ㆍ《박돌(朴乭)의 죽음》 등 자신이 고난의 체험이 풍부했던 관계로 극빈자의 고투(苦鬪)와 자연발생적인 반항을 주제(主題)로 한 많은 작품을 써냈다. 당시는 신경향파(新傾向派) 문학이 유행한 때여서, 그의 빈궁 문학(貧窮文學)은 시운(時運)을 타고 카프계(KAPF 系)의 문인들에게 갈채를 받았다. 1925년 '프로 예맹(藝盟)'에 가입하였고 중외 일보(中外日報) 기자ㆍ매일신보 학예 부장을 역임하였다. 만년에는 창작도 하지 않고 타락과 무궤도한 사생활(私生活)로 문단에서도 백안시(白眼視)되어 불우하였다. 1932년 7월 9일 체부동(體府洞) 자택에서 병사(病死)하였다.

 

 

 

 

 

탈출기(최서해)의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서간체 소설, 빈궁 소설
* 성격 : 자전적, 고백적, 저항적, 사실적
* 배경 : ① 시간 - 일제 강점기 ② 공간 - 만주의 간도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주제 : 일제 강점기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저항 의지
* 특징
① 서간체 형식으로 화자의 내면 심리가 효과적으로 전달됨.
② ‘나’의 변화를 통해 주제를 명시적으로 제시함.

 

 

 

 

줄거리

1) 줄거리

내(박군)가 이역 만리 땅에서 어머니와 처자식을 곤궁 속에 버려둔 채 집을 나와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던가, '나'의 친구 김군이 타이르는 편지를 수차례 보내왔다.
그의 비난은 이런 것이었다.
'군은 군의 가정에서 동량이다. ……조그마한 고통으로 집을 버리고 나선다는 것이 의지가 굳다는 박군으로서는 너무도 빈약한 소이이다. 군은 ××단에 몸을 던져 ×단에 섰다는 말을 …… 가족을 못 살리는 힘으로 어찌 사회를 건지랴.'

그래서 나는 심중에 끓어오르는 진정을 알리고자 김군에게 그 동안의 사연을 자세히 적어 보내기로 했다.

'나'는 어머니와 앳된 아내를 데리고 5년 전에 고향을 떠나 간도로 왔다. 그것은 너무도 절박한 생활에 시들어버린 탓으로 몸에 새 힘을 얻을까 하여 희망을 품고 새 세계를 동경하여 실행했던 것이다. 간도엔 기름진 땅이 많고, 농사를 지어 배불리 먹으면서 글도 읽고 농민들을 가르쳐보자는 이상에 불탔었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부쳐먹을 밭뙈기가 없었다. 돈을 주고 땅을 사기전에는 중국인에게 도조를 주고 빌려야 하며 양식을 꿔먹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나' 같은 시원찮아 보이는 농사꾼에겐 밭을 주려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어 H장 촌거리에서 셋방을 얻어든 후, 한 달 어름어름하는 동안에 남은 돈을 다 까먹었기에 손에 익지 않은 구들장이로 나섰다. 여름이어서 불볕 아래 삯김도 매고 꼴을 베어 팔기도 했다. 어머니와 아내는 삯방아를 찧어주었으나 이러고도 주린 배를 채울 수가 없었다. 뼈 시리게 일을 해도 허기졌으니 아내 얻은 걸 후회하고, 세상을 원망키도 했다.

어느 날, 이틀이나 굶은 채 일자리를 찾다 돌아왔을 때 아궁이 앞에 앉았던 아내가 입을 우물거리다가 얼른 피한다. 괴이쩍어서 아궁이 속을 뒤적여보았더니 먹다 남은 귤껍질이 나오는 게 아닌가! 그때 아내의 배는 남산같이 불렀더랬다.
'나'는 회한과 면목이 없는 부끄러움으로 눈물을 쏟았다.

가을이 되자 찬 기운이 헐벗은 몸을 할퀴었다.

'나'는 가까스로 대구 열 마리를 살 3원을 마련하여 행상에 나섰다. 산골로 돌아다니며 대구 한 마리를 콩 한 말씩과 바꾸어, 그 콩으로 두부를 쑤어 팔게 되었다. 콧구멍 만한 부엌 방에 가마를 걸고 맷돌을 돌리자니 팔이 빠지는 듯싶고, 눅눅한 김 속인지라 흡사 옷을 입은 채 미지근한 물 속에 들어앉은 꼴이었다.
두부가 잘 만들어지면 그나마 다행이나 두부물 위에 노란 기름이 엉기지 않고 희멀끔해지고 말면 쉬어버렸다는 증거다. 이런 낭패가 어디 있으랴. 그런 날은 도리 없이 쉰 두부 물로 끼니를 때우고 만다. 이때쯤엔 아내가 출산을 하여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젖먹이는 마냥 빽빽거린다.
두부를 만들자면 땔나무가 많이 필요하다. 나무 살 형편이 못 되었으므로 '내'가 낫을 들고, 산후 여독으로 신음하는 아내가 뒤따르며 산으로 가 나뭇짐을 해온다. 굴러 넘어지기가 일쑤였다. 그럴 적이면 부부 누구도 제 나무를 혼자 힘으로 지거나 일 수가 없어 애를 먹는다.
뿐만 아니라, 산 임자가 있어 들키면 여간 표독스럽게 구는 게 아니다. 중국 경찰서에 여러 번 잡혀가 매를 맞기도 했다. 이러자 이웃에서는 이런 말로 비웃는다.
"흥, 신수가 멀쩡한 연놈들이 그 꼴이야. 어디 가 일자리도 구하지 않고, 그 눈이 누래서 두부 장사하는 꼬락서니는 더러워서 못 보겠네."
이럴진대, '나'의 머릿속에 어떤 사상이 절로 움트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직하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도 그 충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포악하고 허위스럽고 요사한 무리는 호사를 누린다. 우리는 우리로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어떤 험악한 제도의 희생자로 지낸 것이다.

'나'는 최면술을 걸려는 무리들, 험악한 이 공기의 원류를 쳐부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이 눈 속이나 어느 구렁에서 굶어죽을 줄을 알지만 집을 나와 ××단에 가입키에 이르렀던 것이다.

 

 

2) 간추린 줄거리

‘나(박 군)’는 자신이 탈가한 이유를 친구인 ‘김 군’에게 편지로 밝힌다. 5년 전에 ‘나’는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살기 좋다는 간도(間島) 땅으로 갔다. 농사를 지어 배불리 먹고 농민들을 가르쳐 이상촌을 건설하리라는 꿈을 안고서. 그러나 듣던 바와는 달리 노는 땅은 없었고 중국인에게 소작인 노릇을 하려 해도 빚을 갚을 길이 막연한 현실이었다. 이틀 사흘 굶기가 일쑤였다. 홀몸도 아닌 아내가 귤껍질을 주워다 먹는 것을 보고 일시나마 오해를 했던 나는 그 죄책감 때문에 더욱 열심히 살 것을 결심했다. 그러나 온갖 고생을 무릅쓰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배고픔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나는 세상이나 어머니나 아내를 위해 충실하게 살았다. 그런데도 세상은 충실한 우리를 모욕하고 멸시하고 학대하였다. 나는 험악한 공기의 원류를 바로잡기 위해 어머니와 아내와 자식을 희생하면서 어떤 집단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줄거리이다.

 

 

 

 

 

 

이해와 감상

1)

‘탈출기’는 1920년대 우리 민족의 비참한 삶을 묘사한 빈궁 문학(貧窮文學)의 대표작이다. 다른 사실주의 작품들이 단순히 빈궁한 삶 자체를 묘사하고 있는 데 반해, ‘탈출기’는 빈궁에 항거하는 반항적 주체를 강력히 내세우며 개인의 빈궁을 사회 구조적 문제로 파악하는 신경향파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탈출기’라는 제목은 가난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과거의 체념적 시각으로부터 저항적 시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주인공(박 군)이 사회주의 결사 단체에 가입한 이유를 서간체로 전하고 있다.

 

2)

자전적 요소가 강한 소설로 체험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동양적 윤리관으로 볼 때 절대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가족에 대한 애정과 인간적 의리라는 덕목을 저버리고 집을 나온 주인공 ‘박군’이, 독립단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김군’에게 고백하는 편지 형식의 소설이다. 박군이 사회적 심리적 조건을 들어 자기 행동의 정당성을 변명하는 것이 편지의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박군은 부지런히 일했지만 먹고 살 수가 없어 간도로 이주한다. 그러나 그곳도 기대했던 이상적 사회와는 거리가 멀다. 땅을 얻어 농사를 지으려 해도 땅을 얻을 수 없고, 직장을 구하려 해도 일할 직장이 없는 현실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나무를 해다 팔거나 아니면 두부를 만들어 파는 일뿐이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가족을 제대로 먹여 살릴 수가 없었고, 자신의 무능 때문에 불행과 고통을 겪는 어머니와 아내의 비참한 삶 앞에서 박군은 어쩔 줄을 모른다.

그 과정에서 그는, 부지런한 자에게 복이 온다는 말은 거짓말에 불과하며, 지금의 고통이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충실성과는 무관하게 험악한 사회 제도 그 자체로부터 말미암은 것임을 깨닫게 된다. 드디어 주인공은 그러한 사회 제도의 변혁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노모와 처자를 버리고 집을 떠나 독립단에 가입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한 가정에서의 삶을 유기하고 독립단에 가담하는 행위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한 데서 나온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단은, 당대의 조선인이 겪어야 했던 극단적인 생활고가 개인에게서가 아니라 사회의 모순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민족과 사회에서 유리된 개인의 자기 실현과 생존이란 불가능하다고 보고, 당대인들과의 넓은 연대감을 통해 역사와 사회 속에 자리잡고 있어야 하는 자아를 새롭게 인식한 깨달음이라 하겠다. 따라서 「탈출기」는, 생활에 대한 과거의 노예적 순응의 태도에서 탈피한 주인공이 핍진한 체험을 통하여 근대 정신을 이해하게 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한 개인의 책임 의식이 민족 해방의 세계에로 확대되어 나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해명하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자전적 소설(체험의 소설화)

 

 

 

 

해설

-서간체 형식이 주는 효과-

"탈출기"는 ‘나’인 ‘박군’이 친구 ‘김군’에게 보낸 편지에 대해 쓴 답장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김군’은 ‘나’에게, 민족의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타향에서 고생하고 있는 어머니와 아내와 아이를 돌보는 게 순리가 아니겠느냐는 요지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나’, 곧 ‘박군’이 답장 형식으로 쓴 글이 바로 단편 "탈출기"이다. 작가 최서해는 의도적으로 이러한 서간체 형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알다시피 편지글이란 그 편지를 읽을 상대방에게 자신의 내밀한 감정을 전하는 사적이고도 친근한 형식의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왜 노모와 처자를 버리고 XX단에 가입해 가족을 저버렸는가 하는 고뇌는 사실 ‘나’ 자신의 고뇌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럴 때, 그러한 결심에 합당한 이유를 차근차근 설득력 있게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서간체 형식이 가장 적당하다. 자신이 겪은 가난과 비참, 그리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나아질 것 같지 않은 현실 앞에서 자신이 느꼈던 절망과 분노를 편지 형식의 소설 속에 담아냄으로써, 최서해는 독자로 하여금 어느 순간 주인공의 심정에 동일시하게 하는 효과를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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