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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고전시가 전문 및 해설/2021 수능특강

정도전 선인교 나린 물이 해설

 

정도전 선인교 나린 물이 해설

 

 

선인교(仙人橋) 나린 물이 자하동(紫霞洞)에 흐르르니
반천년(半千年) 왕업(王業)이 물소리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故國興亡)을 무러 무엇하리오

 

 

초장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시면 되고, 중장에선 고려 왕조 500년을 '물소리'에 비유하여 더 이상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장 역시 마찬가지로 조선 건국을 합리화하기 위해 고려 왕조의 흥망을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해와 감상 및 해설

정도전은 '고려'를 버리고 '조선'을 세운 개국공신답게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시킨다. 그에게 있어 고려왕조 5백년은 '물소리'에 불과할 뿐이다. 역사가 바뀌는 마당에 '고려'니 '조선'이니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역사는 힘있는 자의 것이며, 패배자의 목소리는 흘러가는 물과 같다고 보는 것이다.

 

고려 왕업의 무상함을 노래한 조선 개국 공신의 회고가로, 망국의 슬픔에 빠져들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인교’, ‘자하동’이 흥성했던 고려 왕조의 업적을 표상한 것이라면, 그 속을 흐르는 ‘물소리’는 고려 왕업의 무상함(덧없음)을 상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중장에서 ‘물소리뿐이로다’ 라고 하며 무상감을 나타내지만, 종장에서 ‘무러 무엇하리오’ 라고 하여 무상감을 극복하려는 개국 공신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본 글의 일부는 논문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의 시조(時調)와 시(詩)에 나타난 현실 인식"을 참고 했음을 밝힙니다